준원 김재훈 시인(詩人) 등단
2011년 11월 30일 수요일 제민일보 Jemin. com
2011년 12월 2일 금요일 제주일보 제20303호
김재훈씨, 한맥문학 시인 등단
입력날자 : 2011년 12월 05일 00: 00: 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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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사진)씨가 월간 한脈文學 12월호 이 달의 신인상작에 '계절의 상념', '비목', '황혼', '바람'이 선정돼 시인으로 등단했다.
심사위원들은 김씨의 작품에 대해 "한 편의 시가 태어나기까지의 진통은 산모의 출산과 같다는 말처럼 시에는 오달만이 아닌 방황과 번뇌가 있어야 한다"며 "시적 정서가 소녀의 감성에 버금가는 여림을 품고 있으면서 인생의 참맛을 느껴본 성숙된 아름다움도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재훈씨는 "시를 통해 나를 알고 시를 통해 사물을 보고 관찰하고 많이 읽고 배우고 익혀서 세상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또 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며 당선소감을 밝혔다
한국공항공사에서 정년퇴임한 김씨는 문예사조 수필 신인상을 수상했으며, 현재는 사조문인협회 및 애월문학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라일보 -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
계절의 상념
가까우면서도
아득하게 들려오는 듯한 소리
그것은
한 구절의 詩가 된
낙엽 딩구는 소리
어느새 성큼 발길을 내 디딘
가을의 서곡
사람마다의 마음에 새김을 주어
숱한 생각에 밤을 잃게 한다
사랑을 영글게 하여
기쁨을 만끽하는 보람
잊을 수 없는 사람을
가을에 새겨두고
다시 찿아온
이 계절의 상념은
어떤 빛깔이 였을까.
옥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청명한 하늘에
마음을 묻고
사과가 송알송알 익어가는 풋계절
가을이 한때에 묻혀
낙엽에 얽힌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 다 같이 시인이 되어 보자
비목
남풍이 첩첩 산을 넘어오면
거칠은 땅에도 꽃은 피는데
자갈밭에 심어진 나무 두 그루
땅이 메말라 고사 했는가
녹슬은 철조망 안에서
하얗게 목이 길어
두팔 벌려 서 있는 모습
애처롭기만 하구나
하늘을 나는 작은새도
나비와 잠자리도
쉬었다 가련마는
찿는 이 없는 한적한 곳
학도 사슴도 없는 적적한 산 마루에
빛 바랜 너는
누구를 위하여
여기에 쓸쓸히 서 있음인가
묻지 말자
이제 하늘과 입 맞춤 하려는
님에게
슬픈 역사를 말하지 말자
함성이 메아리친 이 땅에서
싸웠노라
이겼노라
승리의 소식을 전하던
호국의 얼이 담긴
이 땅에 서 있슴입니다
황혼
서쪽 하늘이 곱다
못다 이룬 사랑의 색깔 같다
낚시줄을 드리운 강태공의 모습에
하늘을 날르는 갈매기에
길거리서 뛰노는 아이들에
곱게 곱게 물들어 있다.
여명이 곱다 한다
하지만 저녁노을도 그에 못지않다
찬란한 힘이 없을 뿐인 걸
어쩌면
기울어 가는 모습에서
새로운 멋이 생겨나지 않을까
인생이 황혼기라 해서
보잘 것 없고 추하게만 보이랴
어느 무더웠던 한 여름날 저녁
나는 보았다
하얀 도화지 위에 그려진 수채화처럼
온 하늘이 붉게 물들어 있슴을
점점이 흐르는 구름에도
온 들녘에도
내 가슴에도
빠알간 물이 뚝뚝 떨어진다
황혼의 아름다움을
어느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마을
바닷가에서
깨끗이 씻겨나간 바위에 걸터앉아
지는 황혼 바라본다.
자연을 벗하며
따뜻한 눈으로 주위를 볼 때
사랑의 문이 열리고우리들 황혼도 아름다울 것이다.
황혼처럼
빨갛게 불태워 보지 않으려는지
바람
샛바람
하늬바람
마파람
높새바람
계절이 바뀔 때 마다
불어오는 계절풍 보다
산을 오르며 숨이 턱까지 찼을때
산골짝에서 불어오는
상큼한 골바람
늘어진 수양버들
한들한들 춤추게 하는 산들바람
뛰노는 아이들 코끝에
송글 송글 솟아난 땀방울 씻겨주는
시원한 바람
농가길 모퉁이에서
나이 많은 할머니가
콩깍지 날릴 때 불어주는 건들바람
하얀돛의 조각배가
잔잔한 물결을 가르며 가는 옆바람
앞서가는 아가씨
치맛자락 살랑 거리게 하는 미풍
이 보다 더 좋은
바람일 수가 있을까
심사평
얼마만큼 진실하게 체험하며 꽃을 피우냐에 따라
시인 스스로의 퇴적물이 남느냐다
김재훈님의 시적 정서는 소녀의 감성에 버금가는 여림을 품고 있으면서
인생의 참맛을 느껴 본 성숙된 아름다움도 보인다.
응모작 중에서 '계절의 상념' '비목' '황혼' '바람' 4편을 이 달의 신인상작으로 뽑는다.
한편의 시가 태어 나기까지의 진통은 산모의 출산과 같다는 말처럼
시에는 오달만이 아닌 방황과 번뇌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얼마만큼 진실하게 체험하며 꽃을 피우느냐에 따라 시인 스스로의
카타르시스에 퇴적물이 남느냐 하는 것이다.
시인은 선험적 조건을 타고 난다고 하는 말은 그 만큼 예지력이 있다는 것이며
그것은 비상하게 사물을 투시한다는 말과도 같다.
앞으로 겸손하되 올연한 자세로 시의 정수에 젖어
빛나는 작품생산을 기대한다
등단을 축하한다.
( 심사위원) 갈정웅 엄창섭
당선소감
고맙습니다.
너무 기쁩니다.
이제야 문학도의 길을 향한 행보인데도
왜 이렇게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시를 통하여 나를 알고
시를 통하여 사물을 보고 관찰하고 많이 읽고 배우고 익혀서
세상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또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갖여 봅니다.
시인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모든 님들께 진심으로 고마움을 드립니다.
○ 제주시 애월출생
○ 애월초.중.고 졸업
○ 종합행정학교 졸업
○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 한국공항공사 정년퇴임 (33년 재직)
○ 문예사조 수필 신인상 수상
○ 문예사조문인협회 회원
○ 애월문학회 회원
오름과 바다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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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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