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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 은 글

◈ - 9월은 멀리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

by 준원 김재훈 2018. 9. 3.

 





9월은 멀리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



비둘기비둘기




 

 


 


비둘기9월은 멀리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비둘기

 

 

 


 

여름 시계는

느려터진 줄만 알았습니다.
바람 잔잔한 한여름 오후

 나무가지도 더위에 축 늘어 옴짝하지 않고

 떠돌던 흰구름도 모였다 흩어졌다 함을 멈추고 있기에

여름 시계도 늘어져서

가지 아니할 줄 알았습니다.

9월은 멀리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 
철모르는 코스모스가 한두 송이 피고 지지마는...


 철을 아는 코스모스 하늘거리는

꽃물결의 장관은  아직 연출되지 않기에

9월은 저 멀리서 천천이 올 줄만 알았습니다

산 넘고 물 건너 가고  또 가봐야

가을을 만나볼 줄 알았습니다.


눈감고 가만히 들어보면

 마음으로 들리는 소리가

 여름 파도소리인 줄 알았더니

 그것이 가을이 오는 소리였나 봅니다.

가을은 미리 가을색으로

 마구 칠해 놓고  그 길 따라

천천이 오는 줄만 알았더니

 그런게 아니였나 봅니다.

푸르름이 아직 한창인데

알알이 익은 포도송이를 맛보면서

성큼 가을이 다가옴을 알았습니다.

가을에는 아프다고들 하기에

그게 거짓인 줄 알았습니다.


코끝에 미리 전해지는

가을 내음에  보고픔에

가슴이 미리 아프려고 하니

 가을이 짙게 물들어 오면

 얼마나 아파해야 할지 나  모릅니다. 




좋은 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