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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佛敎 이야기

◈ -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by 준원 김재훈 2011. 8. 14.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몸을 정중히 가지면 산란을 여의어 선정을 이루게 되고
말이 적으면 어리석음을 돌려 지혜를 이루리라.
참된 바탕은 말을 여의었고 참된 이치는 움직이지 않느니라.

가끔 텔레비전을 보면 고전물이나 현대물이나 한결같이
주문을 외운다며 이런 말을 읊조린다.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

일반인이라면 몰라도 불자들이라면 모두 잘 알만한 주문이다.
독경을 할 때마다 세 번씩 외우는
‘정구업진언’

즉, 입으로 지은 모든 업을 청정히 하는 진언이다.

경전은 이 진언을 세 번 외우고 나서야 읽을 수 있다.
그 이유는 인간의 마을 가진 어떤 힘 때문이다.


힘은 사람이나 동물, 사물을 움직이게 하는 역동적인 현상을 유발한다.

역동적인 현상이란 고정된 것을 움직이게 하거나,
움직이는 것을 멈추게도 하고,

사물이 가는 방향을 바꿀 수도 있고,
속도의 느림과 빠름을 조절하도록 하는 구체적인 작용이다.

이러한 말의 힘이 어떤 존재를, 구체적으로는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내 옆 사람들을 향하여 역동적인 작용을 하도록 만든다.
잘 살아가는 사람의 감정을 부추겨 화나거나 기쁘게도 하고,
그 사람의 일을 크게 부풀리기도 하고 헝클어놓기도 하며,
심지어 망쳐놓기도 한다.

이렇듯 말이 단순히 어떤 것을 지칭하는 기호와 다르게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것은, 우리가 하는 말이 마음과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무한히 많은 언어 중에서 입으로 나오는 말을 골라 선택하고, 거기에 말하는 사람의 감정(어감)과
의지가 함께 작용하는 데서 말은 구체적인 힘을 발휘한다.

그러므로 정구업진언자신이 말로써 알게 모르게 불러 일으켰던 온갖 죄업,

말로 인한 부정적 작용들을 깊이 뉘우치고,

말함에 있어 항상 신중할 것을 약속하는 스스로의 다짐이다.


그러한 뉘우침과 스스로의 다짐이 있은 후에야 맑고 신성한 진리의 언어인 경전을 읽을 수 있다.

스님들의 법문 중에 가장 만이 차지하는 것이 신․구․의 삼업에 관한 내용이다.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행위는 곧 업을 만들기 때문이다.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몸과 입과 뜻으로 지은 업이 훌륭해야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몸과 뜻으로 짓는 업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생각하는 반면

말로써 짓는 업에 대해서는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다.

또 생각을 하고 있다 해도 은연중에 빗대어 말하는 것을 참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구업을 짓는 말을 하게 된다.

다음 예화를 잘 살펴보면 자신에게도 해당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가령 칭찬을 가장한 야유의 말이 있다.

“그 분 참,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훌륭한 분이지요.
그런데 사람이 좋기는 한데 그런 점은 좀 그렇더라구요.”

․또 겸손을 가장한 자랑하는 말이 있다.

“제가 우리 아이들을 잘못 가르쳐서 아이들이 예절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데,

글세 선생님께서 저희집 아이를 잘 보셨는지 선행상을 주셨더라구요!”

․상황을 짐작해서 사실처럼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 집 싸움의 원인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그 집 부인 씀씀이가 커서 그랬을거야.”

․남의 아픔을 위안하는 척 하면서 자신의 여유있는 현실을 부각시키거나 자랑하는 말이 있다.

“그 집 남편 참 안됐어. 노력은 많이 하는데, 노력한 만큼 성과는 안 나오니까 말야.
그래도 우리 남편은 삼십대 초반에 승진해서 다행이지 뭐야.”

남의 행복을 축하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비꼬아 말하는 것도있다.

“요즘 잘 나가니까 좋겠네.

돈도 잘 들어오고 남편 하는 일도 잘 되고 말이야.

그래도 항상 조심해야 해.
인생 새옹지마라고 하잖아.

그 집도 전에는 남편 때문에 속 참 많이 썩었잖아!”

․남의 흠을 부각시켜서 내 장점을 은근히 내세우는 말이 있다.

“그 양반은 성격이 급해서 일을 그르쳐요.

 항상. 좀 차분하면 좋을텐데…
그래도 나는 그분처럼 그렇게 덤벙대지는 않죠”

․남의 선행을 은근히 비꼬는 말도 있다.

“그분 형편도 어려우신데 어려운 이웃에게 돈도 기부하시고 훌륭하시네요.

나는 조금 잘 산다고 해도 그게 힘들던데.

먹고 살기도 힘드신 분이 드런 일을 한 것은 참 훌륭한 일이에요.”

이 뿐만 아니다. 사람들 말하는 것을 잘 들어보면,

나에게 일어나는 좋은 일들은 힘들게 노력해서 이루어진 진실된 것이고

남에게 일어나는 일들은 그 사람이 약삭 빨라 이루어진 것이거나 운이 좋아서 그런 것이지

우연히 이루어진 것으로 말한다.

그리고 말 중에 참 야속한 말은 이런 말들이다.

나 보다 좋지 않은 상황인 사람 앞에서 자신이 가진 것을 은근히 자랑하는 말이다.

자식이 공부 못해 속상한 엄마 앞에서,

자신의 아들이 반에서 겨우 삼등을 했다며 속상하다는 말을 하는 사람도 있고,

개미처럼 열심히 일해 먹고 사는 월급쟁이 부인네 앞에서 백화점이 어떻고,

몇 백만원짜리 외제 옷이 어떻고,

시골농장이 어떻고 하며 자랑하는 사람들도 있다.

말은 전달하는 사람들이 명확하게 단언된 말을 하지 않았다 해도

사람이 하는 말은 항상 어감(뉘앙스)이 섞이게 되는 것이므로

그 어감 속에 여러 가지의 상상의 여지를 갖게 된다.

말한 사람의 의도가 무엇이든 그 말들은 듣는 사람들에게 번뇌를 안겨주게 된다.

그 번뇌는 그냥 머리 속에서만 잠시 머무르다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꼭 행위로 연결되고 엄청난 결과들을 가져올 수 있는 것이기에 문제가 된다.

부자의 허세를 들은 가난한 사람들은 자신의 처지를 비하하게 되고,
집에 돌아가 남편이나 아내, 아이들을 상대로 다툼을 벌이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랫동안 심리적인 박탈감을 느끼고 살아가게 된다.
재미 삼아 말을 하는 사람들은 모르겠으나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말이 어떤 경우에는 죽음 보다도 더한 상처를 줄 수 있는 것이다.

이렇듯 앞서 말이 어떤 역동적인 힘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언급하였다.
분명 모든 행위에 그 과보가 있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인간의 말이라는 것이 빚어내는 현상과 그 과오를 거듭 강조하셨다.

불교의 계율은 수없이 많지만 가장 근간이 되는 계율은 오계이고, 그 오계 중에 망어가 있다.
입의 청정함이 근간이 되어야만 다른 많은 계율들이 지켜진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경전에는 말에 관한 금칙과 그 과보가 무수히 설해져 있다.

망어는 특별히 사람을 속일 목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망어는 또 의도적으로 자랑하기 위해 하는 말도 포함되고 사건의 진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함부로 말을 옮기고 부풀리는 모든 구업을 다 포함한다.

경전에는 망어를 하는 사람은 마음에 부끄러움이 없고,

열반 및 하늘에 이르는 길이 막혀 있다고 하였다.
또 그사람에게서는 열 가지 죄가 있다고 하여 이것을 망어의 십죄라 했다.

입에서는 냄새가 나고, 선신은 멀어지고 죄인이 따라다닌다.

참말을 하여도 남들이 믿어주지 않는다.

지혜있는 사람들의 의논에 참여하지 못한다.

항상 비방을 받고 나쁜 소문이 퍼진다.

세상 사람들의 존경을 받지 못한다.

가르치는 말을 남들이 듣지 않는다.

항상 근심이 많다.

비방하는 업의 인연을 짓는다.

몸이 망가지고 죽어서 지옥에 떨어진다.

문밖에 나가기만 하면 남의 비방을 얻게 된다.

- 지도론 -

이 항복들을 하나하나 짚어보면 분명 자신의 말에 대한 습관을 되돌아 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