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계절
사랑의 계절
준원 김 재 훈 님이여! 상달의 비취빛 하늘을 이고 오는 님이여! 이렇게 가을은 깊어 사랑을 잃은 마음에 슬픔이 자리 하는 밤
계수나무 얘기로 한밤을 자라던 그 푸른 골짝기의 노래도 지금은 퇴색 했다니
둘러보아도 터질듯 안겨오는 파란 하늘이 차라리 서러워서 나는 내 님의 이름을 암송하듯 부르노라 정열이 행복한 이 땅에 남은 것은 적막과 차거운 바람 그리고 닥쳐올 장엄한 침묵 그래도 사랑의 감각은 더 할 수 없이 새로와 지나니
가을 그 계절병은 사랑의 편린 (片鱗) 낙엽이 지는 소리 가슴의 고동소리
달이 뜨는 밤이면 밀물처럼 밀려오는 그리움 서러운 사랑의 그리움 달빛이 세상을 호젓하게 만들었다고 어깨를 밀착해 오던 오솔길에서의 그밤
풀잎에 맺힌 이슬이 너무나 영롱해 우리는 걸음을 멈추고 곧잘 시인이 되곤 했는데 이 사랑의 계절에 님은 무슨 생각에 잠겨 있을까
푸른 하늘에 사랑의 멜로디가 빨려 들어가던 그밤 졸졸거리는 개울물 소리도 음악이 였고 은은히 들려오는 교회의 종소리도 음악이 였던 그밤 나는 님이 부르는 사랑의 세레나데에 취해 있었으니 꽃을 기억하는가 가을이 살던 꽃들을 사랑의 꽃은 한송이 국화 이별의 꽃은 코스모스 가을이 서러워 고개를 숙였던 꽃들은 오늘도 청자빛 하늘을 이고 서 있는데
님이여! 티없는 하늘처럼 맑기만 하던 님의 마음에 때가 끼었는가 슬픈 사랑의 때가 이 계절의 사랑을 님은 아는가 격조있는 고독이 격조있는 슬픔이 가을속에 자리할 때 사랑이 되는 것을
계절은 머믈지 않는것 사랑도 머믈지 않는것 정처없이 쏘다니는 바람처럼 사랑의 계절은 오고 또 가리니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던날 사랑을 잃은 슬픔에 가슴 아파 하리니 계절이 가기전에 가을의 가기전에 마음에 사랑을 태우다 가을은 왔구나
버림받은 사랑의 상처처럼 낙엽이 뒹구는 내방에 아무도 찿는이 없는 내 고독의 성에 가슴은 숨은 가을의 능금을 보내 주게나 이 사랑의 계절이 가기전에
2009년 11월 11일 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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